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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다 피어나는 행복: 바텍인의 시코쿠 5박 6일

  • 작성자 사진: vatech networks
    vatech networks
  • 7월 22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2일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나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여기, 아시아 최장의 순례길에서 그 해답을 찾아 나서는 특별한 여정이 있습니다. 바로 바텍 네트웍스만의 고유한 프로그램, 5박 6일간 이어지는 '시코쿠 순례'입니다.​


매년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져 온 이 길 위에서, 바텍인들은 '진정한 자신을 만났다'고, 또 '세상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2011년 시작된 이래, 순례길을 둘러싼 감동과 변화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쌓여왔습니다.​


낯선 길 위에서 마주한 풍경과 마음에 새겨진 감정들은 과연 바텍인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요? 지금부터 바텍엠시스 팀장님이 겪은 그 생생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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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따위 통하지 않는다, 시코쿠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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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통보(?)와 함께 저의 시코쿠는 시작되었습니다. 적어도 참여자 본인 의사 확인이나 스케줄 조정 절차 정도는 있을 줄 알았습니다. 사실 그럴싸한 핑계도 준비되어 있었고요. 분기 말이라 업무는 바쁘고, 9개월 된 아기는 아빠 손길이 필요하며,아내 역시 육아동지의 퇴근만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해외출장이라니요. 저는 열심히 준비해 놓은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팀장님, 지금 저 없으면 아내 과로사합니다. 그리고 애가 아직 9개월인데 어디를 갑니까. 이제 곧 일어설 시기인데 첫 걸음마를 못 보고 순례길을 걸어요? 일주일이면 아기가 아빠 얼굴을 잊어요.”

하지만 이 이유들로는 부족했던 것일까요? 팀장님은 끄떡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때까지 아기 못 걸어요. 팀장님이 열심히 걸어요. 올 때 곤약젤리 사오시고요.”

물러날 구석이 없으니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결국, ‘행복을 찾는 시코쿠 순례 여행’ 16기 참가자 명단에 제 이름 석자가 올라갔죠. 아직 시코쿠를 경험하지 못한 제게 이번 시코쿠는 순례보다는 ‘행군이자 등산 출장’으로 여겨졌습니다.

가기 전부터 더럭 겁이 났어요. 얼마나 힘든가, 등산코스는 어떤가, 최대 몇 시간을 걷는가… 혹시 낙오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에 떨며 경험자의 후기를 찾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라떼는 말이야’로 말문을 열며 본인의 경험담을 기꺼이 공유해 주셨죠. 그들의 ‘라떼’ 안에는 태풍도 있었고, 돌아간 무릎도 있었고, 터진 발바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사다난한 경험담 속에 공통된 의견이 있었으니 ‘낙오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랑하시더군요. 억수 같은 비 가운데 우비 입은 모습을 금메달처럼, 다 터진 발바닥을 박지성의 발처럼 말이죠. 듣다 보면 마치 전역자의 군대 이야기를 듣는 입소대기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긴장 속에서의 출발, 쉴 틈 없는 스케줄


대망의 출발일, 새벽부터 공항버스에 오르며 ‘혹시나 지각하면 어쩌나’ ‘여권은 내 여권이 맞나’ ‘일주일 동안 잘 버틸 수 있을까’ ‘업무를 해야 할텐데 노트북을 들고 올 걸 그랬나’, 수많은 걱정 속에 몸이 경직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첫날은 행군 없이 사전 교육을 받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긴장을 풀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나흘, 본격적인 일정이 개막됐습니다. 아침 교육 - 오전 등산 - 오후 행군 - 저녁 간담회로 이어지는 강행군에 매일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우선 아침이면 행복을 주제로 한 성찰의 과제가 주어집니다.


그날 하루 오래 걸으며 곰곰이 생각해보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느낀 바를 발표하는 것이 시코쿠 순례의 하루 루틴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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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습니다. 행복을 찾기 전에 한계가 찾아오고, 성찰하려다 성불합니다. 게다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발표 순서를 생각하면 마음 편할 시간도 없습니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저에게는 여행이 아니라 출장이었거든요. 행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걸을 땐 뒤처지지 않고, 발표도 잘해야 한다는 임무 역시 완수해야 했습니다.

행군이 지속되는 낮엔 특히 몸이 고달팠습니다. 그러나 무릇 한국인이라면 ‘장비발’을 받는 법이죠. A 선배님의 꿀팁을 지침 삼아 트래킹화와 헤어밴드, 쿨링셔츠, 쿨토시, 장갑, 등산양말, 파스, 물집방지패드와 같은 아이템으로 부족한 체력을 채웠습니다.

저녁 시간이 도래하면 이번엔 머리가 고달팠습니다. 모두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발표하는 자리지만, 임직원분들 앞에서 입이 쉬이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하게 느낀 바를 말하는 시간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정답은 있을 듯한 느낌이랄까요.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청자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일지 한참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발표도 너무 길면 눈치 없고, 너무 짧으면 성의 없어 보일 테니 적당한 시간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면서요.

그렇게 몸과 머리를 다 바쳐 참여하기를 나흘째, 그만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봉착했습니다. 바로 그때 출발 전 B 선배님이 진심을 가득 담아 들려준 후기가 불현듯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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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나는 행복한가? 무엇이 날 행복하게 하는가? (나는 왜 걷고 있는가?)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행복은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인가?수많은 물음이 쏟아졌습니다.



걸음을 옮기며 피어나는 성찰의 힘


참 신기합니다. ‘굴려야 성과가 난다’는 원초적인 말에 동의하기는 싫은데, 그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힘들어서 아무 생각 없다가, 힘내기 위해 더 생각하게 됩니다.

가족을 제외하고 삶을 생각해 보라고 하니, 오히려 가족 생각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내가 집을 가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할 보금자리를 가지고 싶은 것이고, 내가 돈이 많았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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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을 찾아 가족을 떠나왔는데, 결국 행복은 가족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역시 사람은 빈 곳을 실감해야 그것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느끼나 봅니다.

하루 동안 마음 깊은 곳을 울렸던 저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발표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예상을 뛰어넘은 격정적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우연히도 마지막 발표였는데, 피날레를 잘 장식했다며 ‘OO 형’이라는 별명까지 붙여 주셨습니다.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고 보람이 차오르니 바다 건너 한국에 있는 가족 생각에 마음이 절로 애틋해지더군요. 마치 겨울방학 생활계획표를 막 짰을 때처럼 의지가 샘솟았습니다.

아내도 저처럼 종일 걸어보면 느끼는 게 있을 텐데요. ‘어디 적당한 산이 없나’ 복수심(?)에 불타기도 했습니다. 어딘가 잘못된 것 같다고 느끼셨다면 오산이에요. 귀국하면 누구보다 훌륭한 남편이자 아빠가 되겠다며 열정도 충만했으니 말입니다. 작심삼일이라지만 적어도 삼백 일은 이 열정을 실천하겠다 다짐합니다.


행복을 알아볼 수 있는 시야


지금의 저는 조금 변했습니다. 청소가 힘들다는 아내에게 로봇청소기를 권유하는 남편에서, “수고 많았어. 설거지는 내가 할게”라며 소매를 걷어 올리는 남편, 허리가 아프다는 아내에게 병원에 가라는 남편에서 “고생 많았어. 내가 마사지해줄게” 다정하게 말하는 남편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내에게 필요한 것보다 아내가 진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아직도 오답투성이라, 아내는 제가 게을러질 때마다 “OO형! OO형?” 하며 놀리지요. “도대체 밖에서 무슨 가면을 쓰고 다니는 거냐”며 실체를 까발리겠다는 협박도 합니다.

잔뜩 포장한 이 글을 아내에게 보여주면, 5년간 이야기해도 고쳐지지 않은 ‘OO형의 50가지 그림자’를 쏟아내겠죠. 그래도 뭐, 순례길에서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면 된 거 아닌가요? 행복은 찾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이 마음을, 순례길에서의 다짐을 잊지않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 앞에 놓인 새롭고 반짝이는 행복을 더 많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행복은 어쩌면 완벽하게 '찾았다'고 선언하며 끝나는 지점이 아닐 것입니다.

길 위에서 발견한 소중한 가치들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 앞에 펼쳐질 새롭고 반짝이는 행복을

앞으로 더 많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당신의 다음 순례는 어디가 될까요? 그 길 위에서 찾을 바텍인의 행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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