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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바텍의 서비스를 만든 ‘진심’의 기록

작성자 사진: vatech networks
vatech networks
18시간 전
3분 분량

2003년 말레이시아 공항 검색대. 보안 직원의 얼굴이 굳었다. 엑스레이 모니터에 인체 두개골이 찍혔기 때문이다. 가방 주인은 바텍의 CS 엔지니어였다. 가방 속 해골은 장비 수리 후 기능을 점검할 때 쓰는 테스트용 ‘팬텀 스컬’이었다. 당시 현지 대리점에는 이 기본적인 점검 도구조차 없었다. 고객이 부르면 다음 날 바로 비행기를 탔고, 현지에 도구가 없으면 직접 가방에 넣어 날아갔다. 바텍의 서비스는 그렇게 시작했다.


오늘날 바텍의 서비스를 만든 ‘진심’의 기록

단 한 사람을 위해 경비행기에 오르다

수출 초기, 바텍의 장비는 혁신적이었으나 안정성이 떨어졌다. 현지 법인이나 대리점에는 수리 인력이 없거나 교육이 부족해 제너레이터 하나도 제대로 교체하지 못했다. 모든 수리 요청은 본사로 몰렸다. 아시아 담당 엔지니어는 한 달의 절반 이상을 출장지에서 보냈다.


한번은 호주 대륙의 AS를 처리하던 중, 본토 아래 섬인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에서 수리 요청이 들어왔다. 한국으로 치면 마라도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계 치과의사 단 한 명을 위해 엔지니어는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6년 유럽 진출이 본격화됐을 때도 방식은 같았다. 당시 독일 최대 딜러사인 오렌지덴탈은 산하 120개 병원에서 발생한 품질 문제를 즉시 해결하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했다. 바텍은 본사 인력을 투입해 3개월 만에 120곳의 수리를 모두 마쳤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독일 전역에서 해결한 수리 내역을 사안별로 정리해 딜러사 엔지니어들을 교육했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해결하는 태도. 초기 품질의 한계를 넘어선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엔지니어들의 발걸음이었다.


고객의 재정의, 수렵에서 목축으로

2013년, 바텍은 서비스 부문의 혁신을 단행했다. 앞서가는 영업을 서비스가 뒷받침하지 못해 고객 불만이 쌓여가던 시점이었다. 경영진과 CS팀은 유럽으로 날아가 대리점과 고객 병원을 돌며 실상을 파악했다. 당시 노창준 회장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우리의 진정한 고객은 누구인가.’


바텍이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진정한 고객은 앞으로 장비를 살 사람이 아니라, ‘현재 우리 장비를 쓰고 있는 사람’이었다. 경영 자원과 마케팅의 우선순위를 기존 고객에게 두었다. 영업의 방식을 새 사냥감을 찾는 ‘수렵’에서, 안을 돌보는 ‘목축’으로 바꾼 것이다.


당장 눈앞의 시장을 다투는 영업 현장의 반발은 컸다. 경쟁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 때 기존 고객 지원에 집중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텍은 서비스 현장의 의견을 개발과 생산에 반영해 고장을 사전에 줄이고, 부품 공급망을 정비하며 현재의 고객 관리 시스템(VCSM)의 토대를 구축했다.


모두가 문을 닫을 때, 전화기를 들다

기존 고객을 향한 태도는 팬데믹 위기에서 결과를 증명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프랑스가 도시를 봉쇄하자 99%의 기업이 문을 닫았다. 휴업하면 정부가 직원 임금의 85%를 보전해 주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직원에게 일을 시키면 지원금은 끊기고 비용은 고스란히 회사의 부담이 됐다.


당시 설립 후 1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던 프랑스 법인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도시가 봉쇄돼 출근해도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프랑스 법인은 전 직원이 출근했다. ‘문의는 24시간 내 처리하고, 자재는 48시간 내 발송한다’는 서비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경쟁사들이 인건비를 아끼려 6개월간 문을 닫았을 때, 바텍 프랑스 법인의 전화기는 열려 있었다. 하루는 한 고객에게서 연락이 왔다. 바텍 장비가 아닌 타사 환자관리프로그램(PMS)의 오류였다. 공급업체조차 연락이 두절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걸어온 전화였다. 프랑스 법인 직원은 함께 문제에 매달려 오류를 복구해 주었다. 이 고객은 “10점 만점에 15점짜리 서비스”라며 주변 치과에 바텍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2개월의 봉쇄가 풀리고 진료를 재개하려던 의사들은 불통인 경쟁사 대신 유일하게 현장을 지킨 바텍을 찾았다. 서비스에 만족한 기존 고객들의 추천이 이어지자, 경쟁사 고객들이 스스로 바텍을 찾아왔다. 2021년 프랑스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1.8배 늘었다. 프랑스 내 시장 점유율은 톱 3로 올라섰다.


진심을 시스템으로, 기술 너머의 사람

치과용 엑스레이는 한 번 도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한다.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의료진과 10년을 함께하는 파트너다. 신규 고객에게 장비를 팔 확률은 20% 미만이지만, 서비스에 만족한 기존 고객이 재구매 할 확률은 60~70%에 달한다.


바텍이 서비스를 단순한 기술 지원이 아니라 “고객의 여정에서 경험을 관리하는 행위”로 정의하는 이유다.

10년을 주기로 살아남는 기업은 4%에 불과하다. 바텍이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및 치과용 CT(CBCT) 분야에서 판매 대수 기준 글로벌 1위 오른 비결은 이 4%의 생존 법칙, 서비스에 있다.


두개골 모형을 가방에 넣고 비행기에 오르던 엔지니어의 마음은 이제 데이터로 고객의 내일을 살피는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형태는 바뀌었으나 서비스를 만드는 기준은 변하지 않았다.


기술과 장비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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